▲침구과 남동우 교수
맑은 공기와 단풍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등산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가을 산은 알게 모르게 여러 위험요소를 갖고 있다. 등산길 내로 뻗어있는 잔가지는 찰과상의 원인이 되고, 잔돌이나 이끼 등을 잘못 디뎌 미끄러져 다칠 수도 있다. 즐거운 가을 산행이 부상으로 인해 고통의 기억으로 남지 않으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발목 염좌와 무릎 통증의 원인
가을철 산행에서 발생하는 부상 중 가장 흔한 것은 발목 염좌와 무릎 통증이다. 염좌는 흔히 발목을 삔다고 표현하는 것으로, 불규칙한 표면에서 발을 잘못 딛거나 잔돌 등에 미끄러지면서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관절 사이에 있는 인대가 손상을 받아 늘어나고 붓게 되는 염증이 유발되며, 인대가 손상되면 주위 혈액순환에 장애가 발생하여 한의학에서 이야기하는 ‘나쁜 피’ 즉, 어혈(瘀血)이 생성된다. 초기에 해당 부위가 붓고 아프면서 푸르거나 검붉은 색으로 멍이 드는데, 이는 어혈이 눈에 보이는 상태이다. 이후 멍이 빠진 후에도 만성적으로 통증이 지속할 수 있는데,
이는 눈에 보이는 어혈은 흡수되어 사라졌으나 인대와 손상된 부위 주위 깊은 곳에 보이지 않는 어혈이 남아 있어 통증이 만성화된 것이다. 무릎 통증은 경사진 길을 오르내릴 때 평소보다 많은 체중이 무릎에 가해져 연골에 무리를 주어 발생한다. 특히, 평소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었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는 데 비해 무릎 주위의 근육이 약한 사람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염좌 및 무릎 통증의 예방
염좌를 예방하려면 발목을 충분히 감싸면서 지탱해주고, 미끄럼을 방지하도록 디자인된 등산화를 신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출발 전에 가벼운 스트레칭과 뜀뛰기 운동 등으로 굳어 있는 인대를 풀어주어 유연성을 회복시키고, 근육 내 혈액 순환을 촉진해 근육을 데워주는 것이 좋다. 이는 발을 헛디디거나 미끄러지는 등 염좌가 생길만한 상황에서 몸이 좀 더 민첩하게 반응할 수 있게 하여 부상을 막는 효과가 있다. 무릎 통증에는 에어쿠션 등 체중 부하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등산화가 도움되며, 평소 수영장에서 걷거나, 누워서 다리를 허공에 들고 자전거타기 운동을 하는 등 근력을 키워두면 부상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또한, 최근 대중화되고 있는 등산용 스틱을 활용하면 체중 부하를 분산시켜 무릎에 무리가 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염좌 및 무릎 통증의 치료
그렇다면 상처를 입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리를 삐어 염좌가 발생했을 때는 가장 먼저 발목을 고정하고 얼음찜질을 해줘야 한다. 이후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찰을 받고, 골절이나 인대 파열 등이 없는지 확인한 후에 개인 상태에 맞춰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의학적으로는 봉독약침요법으로 염증을 억제해주고, 혈액 순환을 개선해 어혈을 없애고 침 치료를 병행하여 통증을 억제하고 근육을 강화시킨다. 또, 어혈 때문에 발생한 염좌가 만성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한약 치료도 도움이 된다. 무릎 관절 손상도 인대파열 여부, 반월판 손상 등을 확인하려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체중 부하로 인한 관절염으로 발생한 무릎 통증은, 관절과 연골을 보호하고 근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염좌와 마찬가지로 염증 억제를 위한 봉독약침요법과 함께 진통 효과와 근력 강화를 위한 침.뜸 치료를 시행하여 치료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체중 조절을 통해 더는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