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되찾아 준 긍정의 힘, 신부전증을 이겨낸 송기남 씨

동행-78

 

누가 그를 19년 간 투병생활을 이어온 환자라고 하겠는가.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고, 그가 내뿜는 에너지는 유쾌하기 그지없었다. 항상 밝고 활기찬 ‘긍정의 힘’으로 오랜 투병생활을 이겨내고 건강을 되찾은,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이야기를 몸으로 실천한 송기남 씨를 만났다.

 

갑자기 찾아온 시련
시련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지금으로부터 19년 전, 기남 씨는 몸이 으슬으슬 춥고 식은땀이 흐르는 것이 감기에 걸린 듯 했다. 그래서 집 근처 병원을 찾았다. ‘주사 한 대 맞고 며칠 푹 쉬면 낫겠지’ 했지만 의사의 표정은 심상치 않았다. 큰 병원에 가라는 의사의 다급한 이야기에 기남 씨는 영문도 모른 채 경희의료원을 찾았다. 그리고 들어선 병원에서 들려온 한 마디. “신부전증입니다. 이식을 받아야 합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아직 30대, 한창일 나이에 이제 결혼 3년차 신혼인데… 하지만 누구를 원망하랴. 그렇게 시작된 투석과의 전쟁은 한해 또 한해 이어졌다. 생업을 위해 장사를 해야 하는 그에게 일주일에 세 번씩 투석을 위해 병원을 찾는 일은 너무도 힘든 일이었다.

 

긍정의 힘. 희망의 끈으로 이어지다
투병생활에 몸도 마음도 너무 힘에 겨워가던 그 때. 기남 씨는 문득 주위를 둘러보고 깨달음을 얻었다. 비록 건강을 잃었지만 그에게는 아직 남은 것이 많았다. 그의 곁에는 항상 웃으며 자신을 대해주는 친구들이, 자신을 위해 밤낮으로 열과 성을 다하여 치료에 매진하는 임천규 교수를 비롯한 경희의료원의 의료진이 있었다. 그리고 늘 한결같이 그의 곁을 지키는 아내가 있었다. ‘그래 이겨내 보자. 이겨낼 수 있어’ 그날 이후 기남 씨의 태도는 바뀌었다. 적극적으로 친구들과 어울리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었다. 늘어난 몸무게 탓에 투석에 걸리는 시간이 남들보다 길어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그런 그도 이식수술에 대한 두려움은 떨쳐버릴 수 없었다.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두려움이 앞섰다. 이식대기자로 등록한지 무려 8년 만에 이식의 기회가 찾아왔지만 수술실 앞에서 도망갈 정도로 이식이 무서웠었고, 그렇게 기회를 흘려보내던 그에게 진심어린 권유가 있었다. 바로 힘든 투병생활 동안 든든한 힘이 되어주던 장기이식센터 코디네이터의 상담이었다. ‘그래. 코디네이터가 이렇게까지 이야기한다면, 늘 가족같이 나를 대해주던 임천규 교수와 경희의료원 의료진들이라면…’ 지난 봄, 그는 수술대에 올랐다.

 

다시 찾은 건강. 이제는 꿈을 향해
“세상이 달라졌어요. 글자 그대로요. 처음에는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 전에는 못하던 것을 하니까요.” 성공적으로 끝난 이식수술. 기남 씨는 요즘 들어 무척 분주하다. “저는 예전부터 귀농의 꿈이 있었어요. 하지만 오랜 투병생활과 투석 때문에 엄두도 못 내고 있었죠. 요즘은 강원도 홍천까지 운전을 해 귀농에 대한 교육을 받으러 다녀요. 교육을 받으러 가는 길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더라고요.” 물론 아직도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야 하고 약도 꾸준히 복용해야 하지만, 그는 지금이 너무도 행복하다. “가장 좋은 것은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고, 여유롭게 내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에요. 앞으로 더욱 행복하게 살아야죠. 제가 이렇게 다시 건강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경희의료원의 의료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특히, 19년 동안 제 일상이었던 투석에서 해방시켜준 외과 안형준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조금 늦었지만 항상 밝고 활기찬 웃음과 함께, 이제는 꿈을 향해 걸음을 내딛고 있는 기남 씨. 그가 바라보는 내일에는 건강한 행복이 가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