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난치성질환, 다발성 경화증의 위험성 / 신경과 윤성상 교수

윤성상-교수▲신경과 윤성상 교수

 

다발성 경화증은 우리 몸의 면역계가 중추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수초를 공격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탈수초성 질환이다. 자가면역 상태의 변화에 따라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손상이 축적되면서 장애가 남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유럽계 백인 발병 많고 젊은 층 위협
다발성 경화증은 전 세계적으로 약 250만 명이 앓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약 3.5명에게서 발생하며, 유럽과 북미 등에서 1천 명에 1명꼴로 빈번하게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환자 수는 1,700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동양인과 흑인에게서는 발생률이 낮지만 간과하기에는 위험하다.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20~40세 사이의 젊은 연령층에서 많이 발병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발병률은 남성의 약 2배라고 조사됐다.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진 발병 원인은 없지만 지중해를 기준으로 유럽과 아프리카의 발병률을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인종적(유전적)인 원인으로 추측하고 있다. 뇌에 문제가 주로 생기는 서구발병 형태와 달리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권에서는 눈과 척추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서구에서는 편마비 증상이 흔한 반면, 아시아권에서는 시각 장애나 하지 마비 증상이 더 빈번하다.

 

마비, 언어장애, 실명 이어지는 무시무시한 질환
다발성 경화증은 증상이 뇌졸중과 유사한 경우가 많아 ‘서양풍’이라고도 불리는데, ‘서양에서 많이 발병하는 풍(뇌졸중)’이라는 표현이다. ‘다발성’이라는 말은 여러 군데와 여러 번을 의미하기에 진단 기준도 두 번 이상의 증상 발현과 두 군데 이상의 병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중추신경계의 어느 부위에 문제가 생기느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뇌를 침범하면 운동마비와 언어장애, 의식장애 등이 생기고, 척수를 침범하면 사지 운동마비나 감각이상, 배변장애가 나타난다. 같은 맥락에서 시각장애, 시력감퇴도 나타나고 심하면 실명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감각 이상으로 신체의 어느 부분에 마비가 오거나 감각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흔히 환자들은 ‘부분 마취 주사를 맞은 것처럼 먹먹한 느낌이 든다, 부위가 저리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감각 이상이 생기고, 그대로 방치하면 눈이 안 보일 수도 있고 하지마비를 동반하기도 한다.

 

뇌 MRI의 하얀 부분(백질)으로 관찰 가능
다발성 경화증의 가장 큰 문제는 한 번 생기면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빨리 진단하는 것이 최선이다. 최초 발병 시 바로 치료에 돌입하는 방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다발성 경화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병력 청취 및 신경학적 검진을 바탕으로 자기공명영상(MRI), 뇌척수액검사, 유발전위 검사, 감별 진단을 위한 혈액검사 등을 진행한다. 또한 발병일과 진행속도, 증상의 호전과 악화에 대해 환자와 충분히 이야기 나누는 것도 필요하다. MRI에서 다발성 경화증 병소를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데, 주로 병변은 뇌실 주위 백질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된다.

다발성 경화증이 진행되는 양상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①임상독립증후군(한 번 증상이 나타난 뒤 평생 재발하지 않는 것) ②재발완화반복형(증상이 좋아졌다 악화됐다를 반복하는 것) ③일차진행형(첫 증상 뒤 증상이 계속 악화되는 것) ④이차진행형(첫 증상 이후 재발완화가 반복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계속해서 악화되는 것)이다. 처음 나타난 증상이 심각하다면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대량 투여해 면역을 조절한다. 염증을 감소시켜 급성 증상을 완화시키고, 운동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이후에는 관리를 위한 예방적 치료를 하게 되는데, 면역 조절제(인터페론 주사 등)를 이틀에 한 번씩 맞는다. 면역 조절제는 재발 및 장애의 진행을 감소시키고, 급성 증상을 완화시키며, 새로운 병변을 줄이면서 다발성 경화증의 주된 치료약물로 사용되고 있다.

아직까지 다발성 경화증은 완치할 수 없는 질환이다.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 발병하고, 평생 질환을 안고 살아가야 하며, 마비와 감각 이상으로 환자들의 삶의 질은 급격히 저하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면역병리학적 기전에 대한 연구가 발전하면서 많은 약물이 치료에 도입됐고,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희망을 놓지 말아야 한다.

 

Tip.
신체 부위별로 살펴보는 다발성 경화증의 증상
다발성 경화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감각 저하 혹은 감각 이상, 운동 조절 장애 등이 있다. 하지만 이는 모두 비특이적인 것으로, 다른 병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다발성 경화증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게 증상이 나타나고, 동일한 사람에게서도 시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며, 그 증상의 정도와 기간도 각각 다르다.

시신경염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약 25%에서 첫 증상으로 발현한다. 성인에게 처음 시신경염이 나타났을 경우 50% 이상의 환자에게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결국 다발성 경화증의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며칠에 걸쳐 한쪽 눈의 시력이 저하되며, 드물게는 양쪽 눈의 시력이 거의 동시에 또는 1~2일 간격으로 저하될 수도 있다.

뇌간 증상
안구운동 장애 및 그로 인한 복시(한 개의 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그림자가 생겨 이중으로 보이는 현상), 얼굴 근육의 위약 또는 감각 이상, 어지럼증, 조화운동 불능 등의 소견이 흔하게 나타난다.

급성 척수염
발생 부위에 따라 사지(또는 그 중 일부) 및 몸통 근육의 마비 또는 감각 증상, 대소변 장애, 성기능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감각 증상은 감각 저하로 나타날 수도 있고, 날카로운 통증, 얼얼한 느낌, 화끈거림 등의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대뇌 증상
대뇌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MRI에서 병소가 가장 잘 발견되는 부위지만, 병소의 크기가 아주 큰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로 인한 증상은 오히려 미미한 경우가 많다. 병변의 크기가 클 경우 침범 부위에 따라 운동 증상 및 감각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소뇌 증상
소뇌를 침범하는 병변에 의해서 조화운동 불능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사지에서 흔하게 관찰되지만 머리 및 몸통에서도 떨림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발음이 부정확해지기도 한다.

기타
흔한 증상으로 감정기복, 피로, 인지기능 저하 등이 있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약 50%가 우울증을 경험하고, 90%의 환자에게서 피로 증상이 나타나며, 기온이 높아지거나 우울증과 수면 장애를 동반할 경우 심해진다. 기억력 및 집중력 저하, 문제 해결 능력 저하, 정보 처리 속도 저하 등의 인지기능 저하도 흔하게 나타난다.

 

▶Doctor
신경과 윤성상 교수
– 전문진료 분야 : 뇌졸중, 다발성 경화증, 두통, 말초신경병, 운동성질환, 어지럼증
– 진료시간 : 월·금·토③(오전), 수·목(오후)
– 문의 : 02-958-84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