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을 나누면, 더욱 큰 기쁨을 얻습니다 / 김의신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자문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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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신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암병원 자문위원장

 

하루는 딸이 은퇴를 앞둔 저에게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의사로서는 만족할만한 삶을 살았으니 다른 욕심이 없었기 때문에, 선물 중에 가장 좋은 선물이라면 기부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나를 위해 모교 의과대학에 기부해줄 수 있겠느냐고 했더니 고맙게도 뜻에 따라주었습니다. 딸이 좋은 일을 하니 저 역시도 지켜볼 수만은 없어 조금이나마 기부에 동참했고, 아들도 마음을 보태며 온 가족이 함께 기부할 좋은 기회를 가졌습니다. 이것이 여러 매체에 보도가 되었고, 사연을 접한 사람들이 비슷한 방법 등으로 다수의 기부를 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나눔은 어려운 것이 아니며, 오히려 나눔으로써 더 큰 기쁨과 가치를 얻을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투병 중에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비를 걱정해야 하는 이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기쁨입니다”

 

십시일반의 힘, 나눔과 사랑의 실천
기부를 통해 얻는 가치를 말하자면, ‘주는 것에서 느끼는 기쁨’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지금도 급여의 10%를 꾸준히 기부하고 있는데 금액은 사실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기부 현황을 검토해보면 자산가보다는 우리들처럼 평범한 이들이 더 많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조금씩 모아 기부하고 기쁜 마음으로 이를 지속하는 마음들이 모였을 때, 진정한 큰 사랑으로 발현될 수 있는 것입니다.

 

‘기부로 운영되는 병원’ 타이틀 가졌으면…
경기 침체 탓에 요즘은 전 세계적으로도 환자의 치료비만으로는 병원 경영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 암병원도 수많은 환자에게 치료의 기쁨을 선물하기 위해서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실례로 미국의 MD앤더슨 암센터의 경우, 1년 예산의
⅓ 이상을 차지하는 금액인 1조가량을 기부로 모금합니다. 기부 금을 1조 이상 모금한다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다양한 이유로 이웃과 사회를 위해 기부를 이어오고 있으며 의료의 질을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모인 기부금은 정부 지원금만으론 턱없이 부족한 연구부문 예산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신약, 최신 장비 등을 이용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치료의 기회를 선물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결국 심화한 연구를 통한 더 나은 진료의 질을 이끌 것이고 보다 많은 이들이 치료받을 수 있게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치료 중 안타깝게 환자가 사망하는 일과 그 가족들이 슬픔, 고통을 느낄 일도 조금은 줄 어들 것입니다.

 

기부 문화의 창조, 시스템 잘 세워야
기부 문화가 익숙지 않은 한국에서 선뜻 내 것을 내어주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기부 문화가 훌륭히 정착된 것만큼이나 기부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도 체계적입니다. 병원은 기부금이 어느 곳에 쓰였는지에 대해 기부자들에게 상세하게 보고하고, 기부자들은 자신이 낸 금액이 낭비되지 않고 쓰였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확신과 믿음을 가질 수 있고, 계속해서 기부를 이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기부금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정확하고 상세한 보고를 한다면, 단발성이 아닌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성공과 행복은 별개의 것, 참행복을 위한 나눔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 암병원을 위해서 기부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 만큼, 우리 경희 가족들이 솔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경희학원의 수많은 학생, 교직원, 졸업자 중에는 의사 혹은 음악가, 체육가, 기업가 등 흔히 ‘성공했다’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물론 각고의 노력 끝에 얻은 값진 성공이겠지만, 성공과 행복은 별개의 것입니다. 행복은 욕구이고 심리의 차원이기 때문입니다.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진정한 ‘참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몸이 아프고, 치료비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작은 희망이지만 건넬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기쁨입니다. 이 기쁨은 직접 느껴보아야, 맛보아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기부에 금액의 크기나 성공의 여부는 중요치 않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 아름다운 것은 마음을 나눈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 서로가 얻는 행복입니다.

많은 경희가족 여러분들도 주는 기쁨에 동참하시어 조금 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우리 경희대학교 암병원은 마음을 담아 보내주신 기부금을 투명하고 건전하게 사용할 것이며 최고의 의료진과 최상의 진료로 보답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