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와 나눔, 공존의 삶은 모든 일의 새로운 활력소입니다 / 유명철 학교법인 경희학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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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철 학교법인 경희학원 이사

 

“기업의 도산으로 하루아침에 노숙자 신세로 전락한 사장이 작은 도움으로 다시 재기에 성공하고 다른 사람을 위한 실천의 삶을 시작했습니다”

탄탄했던 한 중소기업의 사장이 IMF 외환위기로 도산하여 하루아침에 노숙자 신세로 전락했을 때 겪은 일을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한밤중에 갈 곳 없어 추위에 떨면서 맨몸으로 누워있던 그 사람에게 옆자리의 노숙자가 자신이 덮고 있던 신문지 한 장을 반으로 나눠줬습니다. 처음에는 신문지 반장이 무슨 도움이 될까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배에 얹어놓은 신문지에서 온기가 느껴졌고 밤을 견딜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배려와 나눔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했고 재기에 성공해서 남은 인생을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앞장섰다고 합니다.

이처럼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것이 나눔이며, 꼭 재물이 아니라 해도 시간을, 노력을, 재능을 나눌 수 있습니다. ‘여건이 힘들어서 나눌 것이 없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무엇을 나눠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타인을 위한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생명과 나눔, 그리고 순환의 가치
세상에 태어난 인간에게 가장 귀하고 소중한 것은 생명입니다. 생명의 가치, 존엄성, 아름다움이란 세 가지 항목은 깊이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즉, 생명의 가치와 의미는 무엇이고,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사회를 위한 본인의 역할은 어떤 것인지 한 번쯤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조상의 함께 사는 삶, 콩세알
옛날 우리 조상의 너그러움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 ‘콩세알’입니다. 농부들은 콩을 한 자리에 세 알씩 심었는데, 한 알은 벌레나 새가 먹고 한 알은 이웃이, 그리고 나머지 한 알은 심은 사람이 먹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처럼 콩세알로 상징되는 생명과 나눔, 순환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정신은 ‘배려 그리고 나눔’의 현재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혼자서 살 수 없는 더불어 사는 존재이므로 함께 하는 공동체 사회에서 이러한 정신을 실천해야 합니다.

 

배려와 나눔의 정신, 그 바탕엔 ‘사랑’
더불어 사는 삶, 그 모든 것의 바탕에는 ‘사랑’이 담겨있어야 합니다. 사랑이 없으면 배려도 없고 나눔 또한 순수한 나눔이 아닐 것입니다. 사랑을 기초로 한 나눔과 배려의 정신, 그러한 정신이 담긴 문화. 이것들이 자연스레 녹아있는 사회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배려와 나눔’이 사실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특정한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나눔을 대단히 부담스러운 것으로 생각 하거나 혹은 내가 가진 것이 없어서 나눌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도 많습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를 겪은 한 중소기업 사장의 경험처럼 진정한 배려와 나눔은 큰 물질이 필요하지도, 긴 시간이 요구되는 것도 아닙니다.

나부터 타인을 돕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나눔이란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나갈 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조금씩 아름답고 풍요로워진다고 생각합니다. 나눔과 배려의 문화가 사회에 퍼지고 정착되게 하는 자세가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후마니타스 암병원 건립을 위한 기부동참
의료에 국한해 생각해보면, 질병의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자신이 원할 때 적합한 치료와 대우를 받으면 참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바로 사랑의 마음으로 배려하고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은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해 치료를 받지 못하고 힘겨워하는 이웃을 위한 실천이 필요한 곳 중 하나가 병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원은 배려와 나눔의 문화와 더불어 그것이 시스템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야 하는 장소로 그곳에 속한 모든 구성원의 공동 소유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이들이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웃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모을 수 있다면 우리는 더 큰 기적을 바랄 수 있을 것입니다.

2018년 준공을 앞둔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 암병원도 단순히 새로운 병원만은 아닐 것입니다. 암 때문에 무너진 ‘개인의 인간다움(Humanitas)’을 회복시킨다는 목표로 많은 구성원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의 나눔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작지만 도움이 되고자 저 또한 기부에 동참했습니다.

암이란 두렵고 힘든 병입니다. 그로 인한 고통을 받는 이들에게 의술은 물론 따뜻한 사랑까지 전하여 ‘인간본연의 회복’을 돕는 아름다운 병원이 되길 소망합니다. 또한, 자신 외에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 그리고 그 실천으로 세상의 아름다움이 불꽃처럼 빛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