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걷어내는 희망의 춤 / 이비인후과 은영규 교수, 김성완 교수

국제진료2▲이비인후과 은영규 교수, 류드밀라 씨, 김성완 교수

 

조명이 꺼진 무대는 고요하고 쓸쓸하다. 류드밀라 콜파시니코바 씨의 지난날이 그랬다. 러시아의 무용가로 화려한 삶의 살았던 그녀의 삶에 조명이 꺼진지 10여 년. 잘못된 수술로 암흑 같은 나날을 보낸 그녀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은 경희의료원이었다. 수술비 지원과 따뜻한 격려로 건강을 되찾은 그녀의 삶은 마치 새 조명을 단 듯 환히 빛났다.

 

빛을 찾아 한국에 온 러시아 무용가
러시아 무용가인 류드밀라 콜파시니코바 씨에게 지난 10여 년은 떠올리기 힘든 고통의 시간이었다. 모스크바에서 갑상샘 기능 항진증을 발견한 것은 2005년. 간단한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는 의사의 말에 수술대에 올랐지만 마취에서 깨어보니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숨을 쉴 때 마다 쌕쌕거림이 심해 잠조차 편히 잘 수가 없었다. 수술 중 성대 신경이 손상됐던 것이다. 예기치 못했던 수술 결과에 류드밀라 콜파시니코바 씨의 화려한 무용가의 삶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하루하루를 절망 속에서 살던 그녀에게 손을 내민 이는 경희의료원 조중생 국제진료센터장이었다. 2014년, 의료봉사 차 러시아 야쿠츠크를 방문해 그녀를 만난 조중생 국제진료센터장은 수술을 통해 성대 신경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그녀에게 한국에서의 무료 수술을 제안했다.“성대가 마비되면서 상부기도가 닫혀 목소리 변화와 호흡 장애가 생긴 것이 었어요. 그래서 레이저를 이용해 성대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고통 속에 살았던 지난 10여 년과 이별한다는 생각에 설레었어요.”수술은 성공적이었다. 미세한 성대 절제 정도에 따라 호흡과 음성, 흡인이 결정되기 때문에 적정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고난이도 수술이었지만 숙련된 경희의료원 이비인후과 의료진 덕분에 류드밀라 콜파시니코바 씨는 잃었던 목소리와 편안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다.

 

또 다른 가족 경희의료원
지난 세월 동안 하루 2시간 밖에 자지 못했던 류드밀라 콜파시니코바 씨는 늘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하지만 경희의료원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그녀의 얼굴에는 여유로움이 가득했다. “매일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으니 몸도 마음도 늘 지쳐있었죠. 수술을 받은 지금은 푹 잘 수 있어요. 평안을 찾은 것 같아 기쁩니다.”한국에서의 수술은 매우 설레는 일정이었지만 그녀에게 이곳은 낯선 땅이었다. 아는 이 없는 곳에서 홀로 아픔을 이겨내야 한다는 점이 문득 그녀를 외롭게 만들곤 했다. 그럴 때마다 그녀 곁에는 경희의료원 국제진료센터 직원들이 있었다. 국제진료센터 직원들은 통역은 물론 외국인 환자의 전 치료 과정을 함께해 환자가 편히 회복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았다.“저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한국 생활이 힘들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경희의료원 국제진료센터 직원들이 마치 가족처럼 돌봐줘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오랜 기간 자신을 괴롭혔던 병을 이겨낸 류드밀라 콜파시니코바 씨. 그녀는 가족처럼 따뜻하게 자신을 보살펴준 의료진과 국제진료센터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작은 무대에서 전하는 큰 희망
“경희의료원 의료진의 친절함과 우수한 실력 덕분에 새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어요. 춤은 제가 의료진에게 드리는 작은 선물입니다.”
지난 1월, 성공적인 수술로 건강을 되찾은 그녀가 3개월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이유는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선물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조중생 국제진료센터장, 김성완 이비인후과 진료과장, 주치의인 은영규 이비인후과 교수와 입원 기간 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간호사와 국제진료센터 직원들을 위해 자신과 평생 해온 춤을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포기와 절망의 연속이었던 지난날을 잊게 해준 경희의료원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가 다시 춤을 출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어요. 제 춤이 많은 환자와 의료진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경희의료원에서 희망을 찾은 것처럼 말이죠.”이날 국제진료센터에는 작은 무대가 마련되었다. 빨간 드레스를 입은 류드밀라 콜파시니코바 씨는 탱고 음악에 맞춰 화려한 춤을 선보였다. 암흑 같았던 지난 10년을 잊은 듯 현란한 그녀의 움직임은 희망에 가득 차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