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 : 장질환을 부르는 그 이름, 학업 스트레스 / 소화기내과 김효종 교수

5▲소화기내과 김효종 교수

 

과중한 학업 스트레스로 예민해진 청소년기에는 염증성 장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많다. 복통과 설사, 심하면 마비를 동반하는 염증성 장질환은 본래 북미와 북유럽에서 흔했다. 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과 편식 등이 대장 건강에 영향을 미쳐, 최근에는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발병률이 급증하는 추세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염증이 있는 질환 모두가 해당하지만 특히 만성으로 진행돼 완치가 어려운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을 말한다. 지금까지 서양에서만 흔했고 우리나라에서는 희귀 질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30년 사이 국내에서도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도 궤양성대장염 환자는 약 3만 명, 크론병환 자는 약 1만 5천 명 이상인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최근에는 소아청소년에서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설사와 혈변, 심하면 장 마비까지
염증성 장질환의 신호탄 궤양성대장염은 일반적으로 점액이 섞인 혈변이나 설사가 하루 수회에서 십수 회에 걸쳐 나오고 열이나 복통을 동반한다. 장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거나 단기간에 급속히 발병하는데, 경과도 순조롭게 좋아지다가 갑자기 악화되기도 하고, 또 갑자기 좋아지기도 해 치료 과정을 예측하기 어렵다. 갑작스럽게 심한 출혈과 설사를 동반하면 장 마비가 일어날 수 있고 장벽에 구멍이 생기면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이때는 응급수술이 필요하기도 한다.

크론병의 초기증상은 복통, 설사, 전신 나른함, 하혈, 발열, 체중 감소, 항문 통증 등이다.
이 외에도 빈혈, 복부 팽만감, 구역질, 구토, 복부 불쾌감, 복부 혹 만져짐, 치질 악화가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이 대부분 장염과 비슷해 많은 사람이 장염으로 오해하고 치료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그러나 장염과 달리 크론병은 증상이 진행될수록 빈혈이 심해지며 영양실조까지 나타날 수 있다.
북미와 북유럽에서 흔한 질환, 가족력 있으면 발병 위험 14.2배 높아
염증성 장질환은 유전과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지만 북미와 북유럽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며, 인종별로는 유태인과 코카시안에서 많이 발병하고 동양인은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유럽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 그리고 다른 개발도상국에서도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궤양성대장염 환자의 1.6~2%는 궤양성대장염 가족력이 있으며, 이는 서구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러나 궤양성대장염 환자의 가족에서 궤양성대장염의 발병 위험도는 일반인에 비해 14.2배로 높아, 서구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서구화된 식생활로 발병률 급증, 패스트푸드와 고지방 식품이 염증 높여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는 서구화된 식생활이 염증성 장질환 증가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는 연구가 많다. 서구화된 식습관을 통해 장에 흡수되는 물질이 장 속에 분포하는 미생물과 조화를 이루지 못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제 설탕이나 패스트푸드, 마가린 같은 고당질, 고지방 식품을 많이 먹으면 염증성 장질환 발생이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2013년 교육부·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의 제9차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식습관 문제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다. 청소년 중 주 3회 이상 피자, 햄버거, 치킨 같은 패스트푸드를 먹는 남학생은 4.4%, 여학생은 11.6%로 나타났으며, 주 3회 이상 탄산음료를 마시는 남학생 31.6%, 여학생 18.7%로 확인됐다. 1일 1회 이상 과일이나 채소를 섭취하는 비율은 남학생 18.8%, 여학생 20.8%이며, 주 5회 이상 아침식사를 하지 않은 남학생은 26.7%, 여학생 26.2%로 나타났다.

실제로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의 조사에서도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일반인보다 곡류(특히 쌀밥)와 패스트푸드의 섭취가 많았고 생선, 채소, 과일의 섭취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염증성 장질환, 잘못된 식습관· 학업스트레스가 주요 원인, 성장부진과 섭식장애 가져올 수 있어
염증성 장질환은 식습관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청소년의 잘못된 식습관은 염증성 장질환의 증가를 불러온다. 또한 과도한 입시 경쟁 속의 학업 스트레스와 짧은 수면시간, 운동 부족 등은 염증성 장질환 유발 인자가 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공부 때문에 예민해진 청소년은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면서 더욱 예민해지고 스트레스가 쌓이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혈변이나 설사를 동반하기에 민감한 사춘기 청소년은 질환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지 못할 때도 있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음식물 섭취와 영양소 보충이 어려워지면 영양불량, 체중감소, 성장부진부터 심각한 경우 섭식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다.

 

증상 완화가 최우선, 생물학적 제제가 치료의 새 희망
궤양성대장염은 원인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경증, 중증의 환자는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한다. 증상이 완화되면 설사나 소량의 출혈이 동반될 뿐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가 되는데 이를‘ 관해상태’라고 부른다. 수술은 전 대장 절제술, 대장 부분 절제술 등이 있는데 병변의 범위와 정도에 따라 선택한다. 응급수술은 증상이 급격히 심해져 대량출혈이 멈추지 않거나 대장에 구멍이 나 복막염을 일으켜 생명에 지장을 줄 때 시행한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은 원칙적으로 약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관해상태를 유지하면서 치료하는 방법이 현재까지의 치료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법은 장기적인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최근 분자유전학의 발전으로 생물학적 제제들이 개발되어 빠른 치료 효과는 물론 합병증의 예방까지 가능해지고 있어 환자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궁금한 5가지

1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는 이유는 뭔가요
대장내시경 검사는 소화기 질환의 진단과 다른 질환과의 감별에 있어 필수적이다.
또한 병변 부위의 평가, 중증도 평가, 치료에 대한 반응 평가, 합병증의 진단, 대장암의 조기 진단 등을 위해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2 젊은 사람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일반적으로 젊은 사람은 대장내시경을 50대 이후 대장암 검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해, 필요한 검사임에도 그냥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 나이와 성별을 떠나 복통이나 설사가 4주 이상 지속될 때나 혈변이 보일 때는 주저 없이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3 장질환이 있을 때 피해야 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식으로는 콩, 절인 채소, 오렌지, 레몬, 과일주스, 시거나 맵고 짠 음식, 기름진 음식, 마가린, 설탕,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이 항상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피하는 것보다는 식사와 증상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는 식사일기를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4 올바른 식이요법이 궁금합니다.
충분한 영양공급과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하고 자극적이거나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는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설사가 심하면 수분과 염분이 부족하지않도록 해야 한다. 부드럽게 조리한 육류, 생선, 밥 또는 죽, 감자, 소화가 쉬운 채소 요리 등 환자가 잘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 좋다.

5 바람직한 운동 방법이 어떻게 되나요
규칙적인 운동은 크론병의 발생을 낮춘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갑자기 녹초가 되도록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운동량을 적절히 조절해 자신이 피곤하다고 느껴질 때 그만두는 것이 요령이다.

 

▶Doctor
소화기내과 김효종 교수
– 전문진료 분야 : 대장 질환
– 진료시간 : 화·금·토(오전), 월(오후)
– 문의 : 02-958-9994~9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