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치유하는 소리 ‘음악치료’ 음악으로 자연과 하나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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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졸졸, 시냇물 흐르는 소리에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더해진다. 화면에 맑고 투명한 시냇물이 흐르는 풍경이 보이면 환자들은 천천히 심호흡을 시작한다. 몸과 마음의 긴장은 풀어지고, 머릿속 가득했던 걱정과 불안은 점차 사라져 간다. 아름다운 음악이 가득한 경희의료원의 ‘음악치료’ 현장을 소개한다.

 

음악으로 치유의 힘을 이끌어내다
음악치료(담당교수 민선영·외과)는 음악을 통해 정신과 신체의 건강회복을 돕는 치유 프로그램이다. 음악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그려지는 이미지를 통해 감정을 정화하고, 질환의 증상이나 기능 저하를 완화한다. 경희의료원은 2011년부터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음악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정기 프로그램은 생체음향학 박사인 국악방송 박경규 본부장이 진행하고, 지난 1월 14일에는 특별 강사로 남지연 음악치료사를 초청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음악치료는 시냇물 흐르는 소리, 풀벌레 소리, 잔잔한 파도 소리 등 자연의 소리는 물론 클래식 등 우리 몸이 좋아하는 다양한 소리를 활용한다. 또한, 음악에서 연상할 수 있는 풍경이나 그림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함께 보며 음악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음악을 통해 몸과 마음을 충분히 이완시킨 후에는 다 함께 노래 부르며 악기를 연주하는 시간을 갖는데, 이는 신체적·정서적·사회적 측면에서 음악 감상보다 더 큰 치유 효과를 가져온다.

조화로운 생태적응 원리를 기반으로 한 음악치료 – ‘음악을 통한 조화로운 환경 조성으로 현대질환 극복’

“소리가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사람들의 반응은 각각이다. 음악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이런 질문을 하면, 10년 전에는 ‘이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린가?’라는 반응이었지만 지금은 10명 중 2~3명은 도움이 된다고 대답한다. 음악치료를 마치고 다시 물으면 예전에는 3~4명 공감하던 것이, 6~7명으로 공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는 질병에 대한 정보력이 높아진 이유도 있지만, 미디어 시대가 도래한 후 사람들이 소리나 음악을 듣고 위안을 얻은 경험으로 인해 음악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결과이기도 하다.

모든 생명체는 진화한다. 오랜 세월 속에서 생명체는 진화하며 발전해왔고, 또한 생태에 적응해 왔다. 인류 역시 마찬가지다. 문명의 발전이 환경을 바꿨고 인류는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며 긴 세대를 살아왔으나, 문명의 발전 속도가 점점 빨라지며 인간의 세포변이가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인간의 평균 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인간의 생체는 빠른 변화 속도에 적응하지 못한 채 오히려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는 이를 현대질환(병)이라 일컫는다. 현대질환의 대부분이 부조화에서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현대 문명과의 조화는 건강을, 부조화는 질병을 가져다준다. 부조화로 인해 발생한 현대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조화로운 생태적응의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그 방법의 하나로 음악치료를 권하고 싶다.

음악을 포함한 소리(sound)는 생체음향학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생체를 제어하는 매우 큰 힘을 갖는다. 현대인은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되는데, 이는 신체의 부조화를 초래한다. 이를 다시 조화롭게 적응시키는 작용의 하나로 음악을 이용할 수 있다. 음악은 생체를 이완시키고 조화로운 환경을 만듦으로써, 우리 몸의 항상성 유지기능(Homeo\-stasis)을 강화하여 자연치유력을 증진시키는데 기여한다.

우리 몸은 소리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 음악은 심성을 제어하는 강력한 에너지를 지닌다. 어떤 소리에 몸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현상은 소리 에너지가 생체에 감응(感應)하기 때문이다. 음악치료가 오랜 역사적인 배경을 지니며 발전해 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복잡한 사회 환경과 문명 속에서 파생되는 사회병리현상으로부터 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음악을 활용한 건강다지기’에 사람들의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필자도 오랜 시간 동안 식물성장, 태아교육, 청소년 정신집중, 기억력 증진과 성인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음악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해 왔다. 음악치료가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웰빙 시대의 카운슬러(counselor)로서 기능을 하고, 음악을 통한 ‘삶의 질’ 증대 효과를 모두가 인식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