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이후 갱년기 여성의 건강한 봄날을 되찾다 / 한방부인과 황덕상 교수

20140304_05▲한방부인과 황덕상 교수

 

폐경은 나이가 들며 나타나는 매우 자연스러운 생리적 과정이며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폐경과 동시에 많은 여성이 인생의 봄날이 끝난 것 같다는 ‘상실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러나 갱년기를 더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한 출발점으로 생각한다면 인생의 후반전도 충분히 활기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폐경을 겪는 여성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갱년기증후군’이다. 폐경기 여성의 약 75%가 안면홍조 등 혈관운동성 증상을 겪는데, 1~2년 정도가 일반적이나 간혹 10년 이상 증상이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심하면 호르몬 대체요법을 시행하기도 하지만, 산부인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통해 단기간 최소 용량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호르몬 대체요법을 사용하지 못할 때는 한의학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위는 더우나 아래는 차갑다면 몸속 물과 불의 균형이 깨진 상태
얼굴이 붉어지고 머리에 땀이 나는 증상과 함께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면서 다리, 엉덩이까지 시린 수족냉증이 동반될 수 있다. 쉽게 말해 상체는 더워서 답답한데, 하체는 차가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상열하한(上熱下寒)’ 또는 ‘음허화동(陰虛火動)’이라 표현한다. 우리 몸에는 불과 물의 기능이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 두 가지 기능이 감소하기 시작하나, ‘물’에 해당하는 기운이 더 많이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열이 나는 듯한 상태가 바로 갱년기 증상이다. 즉, 갱년기는 우리 인체의 균형이 깨진 상태를 말한다. 간혹 폐경이 되어도 갱년기 증상 없이 건강한 여성을 볼 수 있는데, 폐경 이후에도 인체의 균형이 깨지지 않고 정상적이라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호르몬 치료와 함께 삶 속에서 균형 찾아야
폐경기에는 여성의 난소 기능 저하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 요인 등 모든 생활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도 단순히 호르몬 부족에 해당하는 신허(腎虛) 증상이 아니라, 화병과 같이 기(氣)가 울체(鬱滯: 막히거나 가득 참)되거나 심화(心火)가 조장되는 경우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며 치료 목표를 정한다. 인생의 큰 변화 시기에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하고 기와 혈, 음과 양이 조화롭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게 폐경기를 지내는 방법이다.

 

부족한 것은 보충하고, 막힌 것은 뚫는 한방치료
갱년기 증상에는 한약과 침, 뜸 치료를 한다. 한약 치료는 기본적으로 전신적 관점에서 치료가 진행된다. 불과 물 중 부족한 것을 살핀 후, 이를 보충해주고자 자음(滋陰) 기능을 하는 한약을 사용한다. 만약 어딘가가 막혀 물이 제대로 순환을 못 하고 있다면 막힌 것을 뚫어주는 ‘소간해울(疏肝解鬱)’ 방법의 치료를 한다. 기운이 부족한 경우에는 기를 보충해주는 한약을 사용해 폐경 이후 면역력 강화와 노화 예방을 돕는다. 침 치료는 폐경기 증상에 효과가 크다는 논문도 많이 발표된 만큼, 높은 수준의 효과를 가져온다. 폐경뿐 아니라 유방암과 같은 다른 질환 때문에 발생하는 안면홍조에도 유효한 효과가 있다고 밝혀져 있다. 그 외에도 뜸이나 약침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갱년기를 치료한다.

 

갱년기 증후군 자가진단법
다음 중 하나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심하지 않더라도 5개 이상 해당한다면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1. 갑자기 얼굴이 달아오르고 땀이 난다.
2. 가슴이 두근거리고 조여드는 느낌이 난다.
3. 잠을 설친다.
4. 의욕이 없고 우울하다.
5. 신경이 날카롭고 쉽게 화낸다.
6. 초조하고 불안하다.
7. 심신이 쉽게 피로하다.
8. 소변을 자주 보거나 요실금 증상이 있다.
9. 부부 관계에 의욕이 없고, 통증이 있다.
10. 관절통이 있으며, 근육이 쑤시고 아프다.

 

갱년기증후군 증상
안면홍조, 발한, 심장 두근거림, 두통, 어깨 결림, 무력감, 식욕감퇴, 구토, 과민성 대장증후군, 골다공증, 요통, 손발 저림, 요실금, 빈뇨, 우울감, 불면, 건망, 체중증가, 성욕감퇴, 질 건조, 현훈, 구강건조, 수족냉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