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돌보는 ‘좋은 의사’를 꿈꾸다 / 정형외과 송상준 교수

20140304_01▲정형외과 송상준 교수

 

“에구구, 무릎이 왜 이리 쑤신지.” 오랜만에 찾아뵌 할머니는 여전히 무릎이 안 좋으셨다. 하릴없이 다리를 주물러드리다가 무릎에 손이 간 순간, 그가 생각났다. “환자들에게 좋은 의사로 기억되고 싶다.”던 정형외과 송상준 교수. 꽃피는 봄이 되면 할머니를 모시고 송 교수를 찾아갈 요량이다. 그가 할머니의 무릎에 ‘건강’이라는 꽃을 선사할 것을 믿기에.

 

지치지 않는 이유, 책임감
동장군이 바빠지는 겨울이면 정형외과 송상준 교수도 덩달아 바빠진다. 그의 전공 분야가 무릎이기 때문이다. “무릎이 쑤시고 아프다.”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연일 북새통인 와중에도 송 교수는 지친 기색 하나 없었다. 무릎 부위 중 가장 고장이 잘 나는 곳은 역시 관절. “퇴행성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십니다. 외상을 입었다든지 감염, 특정 질환의 영향으로 생긴 속발성관절염(이차성관절염) 환자도 종종 오시고요. 레포츠가 활성화 되다보니 젊은 환자도 늘고 있습니다.” 근래에는 퇴행성관절염 및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인데, 이는 평균 수명의 상승, 경제적 여건 개선, 라이프 스타일 변화 등의 영향이라는 것이 송 교수의 설명이다. “요즘 어르신들은 여행도 다니시고, 운동도 열심히 하시잖아요. 무릎 건강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죠. 그만큼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진료에 임하고 있습니다.”

 

환자 개개인에 맞는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다
송상준 교수는 나이와 신체 조건, 무릎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한 뒤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공한다. 관절보존술, 미세천공술, 절골술, 인공관절술 등이 대표적이다. “상대적으로 연령이 낮은 환자들은 관절보존술과 미세천공술로 자신의 관절을 그대로 쓸 수 있게 치료합니다. 안짱 다리(O형 다리) 및 바깥짱 다리(X형 다리)로 인한 속발성관절염 환자들은 다리를 정상적인 각도로 교정하는 절골술을 시행하고요. 관절염이 심각한 60세 이상 환자들에게는 인공관절수술을 시행합니다.”

한국컴퓨터수술학회 학술위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환자 치료 시 컴퓨터를 적극 활용한다. “수술 계획을 잡을 때와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하고 평가할 때 컴퓨터를 이용합니다. 특히 수술 중 하지의 정렬, 인공관절의 위치, 인대 균형을 평가할 때 큰 도움이 되죠. 예를 들어 절골술은 환자가 누워있는 상태에서 집도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일어섰을 때 교정각이 정확한지의 여부입니다. 수술 도중에 환자를 일으켜 세울 수 없으니 컴퓨터에 수치를 입력해 하지 정렬 결과를 예측합니다.”

 

당신의 무릎은 소중하니까요
사후 관리도 수술 못지않게 중요한 법. 송 교수는 ‘너무 많이 써도, 너무 안 써도 안 된다’는 사후 관리 대원칙을 제시했다. “회복 후에는 원래 했던 스포츠를 즐겨도 됩니다. 다만 너무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쪼그려 앉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등 무리한 동작은 지양해야 합니다. 반대로 시술 부위를 너무 안 쓰면 관절이 굳습니다. 따라서 꾸준한 운동, 온욕 등 다양한 방법으로 무릎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신경 써야 합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생활 속에서 관절염을 예방하는 것이 상책. 나이가 들수록 근력 유지를 위한 적절한 운동과 식이요법 등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송 교수가 가장 강조한 관절염 예방법은 따로 있다. “전문의를 만나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게 중요합니다. 제때 치료받아야 무릎 관절을 오래, 건강하게 쓸 수 있습니다. 그러니 참지 말고, 바쁘다고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으세요. 여러분의 무릎은 소중하니까요.”

 

소박하지만 위대한 꿈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가 멋있었다. 중학교 때부터 줄곧 그 꿈을 꿔왔다. 진로를 택할 시기가 되자 고민을 거듭했다. 장시간의 숙고 끝에 그는 꿈을 이루기로 결심했고, 노력했고, 현재에 이르렀다. “많은 것이 중요하지만 ‘이 일이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인가’를 가장 먼저 생각하고 의사의 길로 들어섰어요. 다행히 제 선택은 틀리지 않았죠.” 환자의 몸과 더불어 마음까지 돌보는 일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었다. 송상준 교수는 기쁘게 그 책무를 받아들였다. 사람들이 퇴원할 때마다 그는 커다란 희열과 보람을 느낀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한 분이 생각나네요. 류마티스관절염에 걸린 뒤 개인적인 사정으로 치료를 못 받아 일어설 수 없게 된 분이었어요. 뒤늦게 치료를 받으려고 병원을 전전하다 여의치 않자 저에게 오셨죠. 인공관절 수술을 했고, 10년 만에 다시 걷게 되셨어요. 지금은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일상생활을 할 정도가 됐죠. 그분이 ‘내가 다시 걷게 될 줄 몰랐다. 고맙다.’고 말씀하셨을 때 눈물겹게 기뻤어요.”

얼마 전, 그의 몸에 병마가 들어 입원한 적이 있었다. 그 시간은 고통스러웠지만 얻은 것이 더 많았다. 환자의 입장에서 모든 의료 시스템을 바라보다보니 이른바 ‘환자의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입원을 해보니 식사와 약이 제때 나오는 것, 환자의 이야기를 꼼꼼히 들어주는 것, 퇴원 시 안내, 예후 안내 등 그간 미처 신경을 못 썼던 것들이 환자에게는 정말 중요한 것이더군요. 느낀 점들을 잊지 않으려고 당시 기억을 늘 되뇌곤 합니다.” 오로지 환자의 완치를 위한 생각만이 가득한 송 교수의 꿈은 소박하면서도 위대하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들에게 ‘좋은 의사’로 기억되는 거예요. 제가 치료한 환자가 삶을 살아가다가 문득 저를 생각하며 ‘그 사람 정말 좋은 의사였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