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다가가는 항암치료 전문가 / 종양혈액내과 백선경 교수

백선경▲종양혈액내과 백선경 교수

 

주변에서 암 환자 한두 명 정도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요즘이다.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암환자의 생존율은 이전보다 꽤 높아졌다. 그러나 암이라는 단어가 주는 막연한 두려움은 여전하다. 그래서 암 치료를 받는 환자 당사자나 가족에게 모두 희망을 잃지 말라고, 용기를 갖자고 말한다. 항암화학요법을 통해 암환자를 치료하고 환자와 그 가족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해주는 경희의료원 종양혈액내과 백선경 교수를 만나 항암치료 전문가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항암화학요법 치료과정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종양혈액내과
많이 낯설고 무섭게까지 느껴지는 종양혈액내과. 그러나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에게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과이다. 백선경 교수는 종양혈액내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종양혈액내과는 내과의 8개 파트 중 하나로, 쉽게 설명하자면 항암치료와 관련된 항암화학요법을 주로 시행하는 곳입니다.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다 보면 독성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적절히 조절하고, 치료 과정을 평가하고, 재발 여부를 추적 관찰하는 등 항암화학요법 치료과정 전반을 종합적으로 관리합니다.” 종양과 혈액 파트는 조금 다른 분야여서 종양파트는 암을, 혈액파트는 혈액암이나 혈액관련 질환을 전문으로 한다. 이처럼 두 파트가 함께 있는 종양혈액내과에서 백 교수는 종양파트를 주로 진료하고 있는데, 유방암과 대장암이 백선경 교수의 전문 분야다.

 

치료 목적에 따라 달라지는 항암치료법
항암치료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로 수술 전에 이뤄지는 선행 보조요법과 수술 이후 병의 재발을 막기 위한 보조요법이 있다. 이는 완치를 목적으로 진행하는 항암치료다. 또 다른 하나는 고식적(姑息的) 또는 보존적 목적의 항암치료다. 많이 진행된 암 4기 즉, 완치가 어려운 경우에 이르렀을 때, 생존기간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증진하고자 하는 치료이다. 병의 진행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 이와 같은 항암치료가 이루어진다.
“보조요법으로 항암화학요법을 시행 받는 환자는 일정기간 항암치료를 시행한 후 재발 여부를 추적 관찰합니다. 보조요법으로서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할 때는 보통 치료기간이 정해져 있는데 유방암은 보통 3주 간격으로 4~8번 시행해 3~6개월 정도, 대장암은 6개월 정도 치료를 받습니다. 또, 제가 주로 보는 4기 환자들은 생명 연장이나 증상조절을 위해 항암치료를 받는데, 환자의 증상과 반응을 보며 치료법을 조정합니다. 이 때는 장기간 항암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아서 독성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자 삶의 질과 치료 효과 간의 밸런스를 잘 조절해 항암치료를 계속 진행할 것인지 쉬어갈 것인지, 아니면 항암제 투여량을 줄여서 진행할 것인지를 환자 개개인의 치료 목적에 맞춰 결정하고 있습니다.”

 

유방암 수술 후 항암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
유방암 수술 이후에는 손발이 붓고 저린 부작용이 나타난다. 우리 몸에는 혈관을 따라 림프관과 림프절이 위치하는데, 림프절은 암이 이동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유방암 수술 시에는 림프절도 어느 정도 절제하게 되는데, 림프절을 많이 절제하면 팔이 붓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림프부종은 일반적인 부종과는 달리 팔 자체가 단단해진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항암치료와는 관계없이 수술 때문에 나타나는 합병증이다. 반면 말초 신경병인 손발 저림 증세는 주로 항암제에 의해 발생한다. 고식적 목적의 항암치료를 받으면 항암제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 손발 저림 증상이 강하게 발생해, 단추 잠그기 등의 간단한 일상생활을 하는 데에도 불편함을 겪게 된다.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의사가 되고 싶어
약물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고, 마음으로 환자를 돌보는 것이 내과의 매력이라는 백선경 교수는 좋은 스승을 따라 종양혈액내과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직접 환자를 만나면서 환자 개개인의 병의 원인과 그 근거를 찾기 위해 고민해 왔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환자들을 보는 것 자체가 백 교수에게는 힘이 된다.
주로 만나는 4기 암환자는 약물치료를 한다고 해도 내성 때문에 병이 계속 진행된다. 백 교수는 환자들을 보며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왔다. “환자가 받을 충격이 염려되지만 어쩔 수 없이 나쁜 소식을 끊임없이 전해야 하는 것이 제 역할이기도 해요. 임종이 가까워진 환자에게는 해 줄 수 있는 것이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인데다가 가족들의 괴로움 또한 지켜보는 입장이라서 힘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환자와 보호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고 싶고,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동안은 임상치료에 비중을 두었으나 치료를 위해서는 기초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신약개발, 암의 발생 기전 연구 등 기초연구도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백선경 교수. 그녀는 진부할 수 있는 말이지만 “암을 이겨내는 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환자와 그 가족이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라며 언제나 즐겁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