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성인병, 그 시작은 소아비만 / 소아청소년과 한미영 교수

20131112_진단과치유▲소아청소년과 한미영 교수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학교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다는 결과를 받은 후 병원을 찾아왔다. 정밀한 검사를 시행하니, 평균 혈압이 140/100mmHg인 고혈압으로 판정되었다. 중·장년층에서 흔한 성인병인 고혈압을, 어떻게 16살의 청소년이 진단받게 된 것일까?
환아는 키 170cm, 몸무게 83kg으로, 비만 지수(BMI)로 따지면 중등도 비만(경도 비만과 고도 비만 사이)이었다. 가족력을 살펴보니 어머니는 정상 체중이었으나 아버지가 비만으로 당뇨와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여동생도 비만인 상태였다. 환아는 공복 시 혈당도 높았고 지방간, 고지혈증 등 소위 대사증후군이라 불리는 비만으로 인한 거의 모든 합병증이 온 상태였다. 현재의 상태를 계속 유지한다면 환아의 10년 후 모습은 과연 어떨까? 아마도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동맥경화 발병으로 인한 관상동맥질환, 제2형 당뇨병 등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체질량지수 값 25 이상이면 비만 체질량지수 = 체중/신장(㎡)
비만의 기준을 정할 때, 2세가 지난 후에는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가 선별 검사로 가장 적합하다. 체질량지수는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것이다(kg/m2). 2007년 이후부터 체질량지수 값이 25 이상이면 비만, 체질량지수가 같은 연령과 성별의, 100명을 기준으로 한 기준표에서 99% 이상이면 고도 비만으로 정의하고 있다. 2세 미만에서는 비만도(실제 체중에서 표준체중을 뺀 값을 표준체중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함)로 판단하게 되는데, 20~30%는 경도비만, 30~50%는 중등도비만, 50% 이상은 고도비만으로 구분된다.

많이 먹고, 움직이지 않고, 가족력이 있으면, ‘소아비만’ 위험성 증가
소아비만은 왜 생기는 걸까? 내분비질환(갑상선기능저하증 등)으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개 유전적 영향과 음식 섭취 과다, 운동 부족이 소아비만의 주원인이 된다.

1) 음식 섭취 과다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특히, 생후 1세 미만은 아이가 울고 보챌 때마다 수유하는 습관이 비만을 가져온다. 이 시기의 비만은 지방 세포 수를 늘려, 성인비만의 요인이 되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5세 이후에 비만이 되는 경우는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외식, 가공 식품 등)을 많이 먹거나 불규칙한 식사로 인해 폭식하는 경우, 급하게 먹는 습관 등 음식 섭취의 과다가 주원인이며, 가정에서의 식사 습관이 잘못된 경우가 많다.

2) 운동 부족
비만 아동은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운동 부족으로 비만이 점차 심해진다. 우리나라 초등학생 고학년 이상의 청소년은 과중한 학업부담으로 운동 시간과 또래 친구와의 활발한 신체 활동이 부족하고, 주로 여가를 TV 시청, 컴퓨터 게임 등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아 섭취한 에너지를 소모할 기회가 부족한 것이 큰 문제이다.

3) 유전적 요인
일반적으로 비만 소아·청소년의 가족력을 살펴보면, 가족 중에 비만인 사람이 있는 경우가 많다. 부모 중 한 사람이 비만이면 자녀가 비만일 확률은 40%, 두 사람 모두 비만이면 80%의 확률을 갖는다. 형제가 비만일 때도 다른 형제가 비만인 경우가 많아, 유전적 요인 외에도 어려서부터 같이 생활하면서 영향을 주는 가족(부모)의 식사 습관, 생활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성인비만으로 이어지는 소아비만
소아비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이 대부분 성인 비만으로 이어진다는 점과, 성인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비만을 원인으로 하는 합병증(고혈압, 지방간, 고지혈증, 당뇨병 등)’이 소아기에 나타난다는 점 때문이다.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공복 시 혈당 증가), 고지혈증 등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대사증후군이라 하는데, 이 경우 심근경색과 같은 심각한 관상동맥질환과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매우 커진다. 앞서 언급한 합병증 외에도 담석증, 호흡기질환(천식, 수면무호흡), 골관절질환, 우울증, 사회생활 부적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학교 폭력이 심각한 문제가 되는 오늘날, 비만으로 인한 자신의 외모에 대한 열등감, 자신감 부족, 운동능력 저하 등으로 소극적이고 비사교적인 생활 태도를 보인다면 따돌림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소아비만 치료를 위한 실천 방법
모든 치료의 목적은 체중 유지, 또는 감량이다.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식이요법과 운동, 상담을 통한 생활 습관 교정을 실시하며, 고도 비만이면서 합병증이 있다면 매우 드물게 약물치료를 필요로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 전체가 협력해 장기적으로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식이요법을 실시하는 것이다.

1) 식이 요법
식단은 되도록 저열량, 저탄수화물, 저지방, 고단백 식단으로 구성하는데, 성인과 달리 성장이 매우 중요하므로 성장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의 섭취가 중요하다. 경도비만의 소아는 현재 체중만 유지해도 키가 자라면서 비만 지수가 정상이 되므로, 너무 엄격하게 식사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 중등도와 고도비만 환아는 1달에 1~2kg 정도로 서서히 체중을 감량하여 경도비만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검사를 한다. 무엇보다 소아 환자는 자기 조절 능력이 부족하므로 식습관을 개선하려는 가족 전체의 노력과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

2) 운동 요법
규칙적인 운동은 체지방을 감소시키고 혈압, 지질,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한다. 따라서 운동이 식이요법과 함께 꼭 병행되어야 한다. 1회 30~60분씩, 1주일에 3~4회씩 땀날 정도의 강도로 하는 것이 좋다.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일상적인 활동 중에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3) 생활 습관 교정
음식 섭취가 과다해지는 식습관과 일상생활 습관을 파악하고 이를 교정한다.

온 가족이 함께 지키는 소아비만 예방 수칙
우선 부모가 임신을 준비하는 시기부터 건강한 식습관을 갖고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며, 비활동적인 신체활동(TV 시청, 컴퓨터 게임 등)을 줄이는 건전한 생활 습관을 가짐으로써 자녀에게 모범이 되도록 해야 한다. 출생 직후부터 온 가족이 다음과 같은 예방지침을 실천하도록 하자.

1. 되도록 완전 모유 수유를 하고, 울고 보챌 때마다 우유를 주지 말고 정해진 간격으로 수유한다.
2. 잘한 것에 대한 상을 줄 때는 음식보다는 다른 것으로 보상한다.
3. 이유기에 달콤하거나 짠 음식을 주지 않는다.
4. 다 함께 식사를 하는 가정에서는 과체중이나 비만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도록 노력한다.
5.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며 저녁 9시 이후에는 야식을 먹지 않는다.
6. 식사는 돌아다니면서 하지 않고 식탁에서 하며, 20분에 걸쳐 천천히 먹는다.
7. 고지방, 인스턴트, 가공 식품(반조리식품), 탄산 음료는 제한한다.
8. 다른 일(TV 시청, 컴퓨터 등)을 하면서 식사하지 않고, 2세 이전에는 TV 시청을 자제하며 2세 이후에는 하루 1~2시간으로 TV 시청을 제한한다. TV 시청은 어린이의 음식 섭취를 증가시키는 반면 신체 활동은 감소시킨다.
9. 맵거나 짠 음식은 식욕을 자극하므로 피한다.
10. 외식은 과식하게 되므로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외식할 경우 건강한 메뉴를 고른다.
11. 가족끼리 여가를 활동적으로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