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외과 민선영 교수
최근 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유방절제술 소식으로 유방암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다. 유명인의 투병이나 수술 소식은 특정 질환에 대한 관심을 환기한다는 장점과 함께, 불완전한 정보로 대중의 불안감을 가중시킨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 유방암은 정확히 알고 미리 대처한다면 막연히 무섭기만 한 질환은 아니다. 유방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
유방은 출산 후 수유를 통해 아기에게 영양 공급을 하는 중요한 기관이자, 여성의 고유한 특성을 나타내는 신체 일부이다.유방은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모유를 만드는 곳과 만들어진 모유를 나르는 곳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유를 분비하는 유선(mammary gland)으로 이루어진 소엽(lobule)과 모유를 유두로 운반하는 유관(mammary duct)이 바로 그것이다. 일반적인 성인 여성은 유두를 중심으로 15개에서 20개 정도의 유관이 꽃잎이 펼쳐진 듯한 모양으로 분포하고, 각 유관은 소엽과 연결되어 있다. 유방암은 유방의 유관과 소엽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대부분 유관에서 발생한다.
유방암 발생 추이
최근 들어 주위에 유방암 환자가 많아 무섭고 걱정된다며 병원을 찾는 여성이 늘었다. 그렇다면, 정말로 유방암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것일까?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에서 발표한 2010년 암 통계에 따르면, 유방암은 전체 암 중 여섯 번째로 많은 발생을 보였으며, 여성에게는 갑상선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유방암의 원인과 증상
유방암은 하나의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기 보다는 식이.음주.호르몬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30~50%, 유전적 요인이 5~10%,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한 발병이 30%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다.환경적 요인 중 가장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의견의 일치를 보이는 요인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다. 이는 에스트로겐이 유방 세포의 증식과 분화에 관여하기 때문이며, 일생동안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에 따라 유방암의 위험도가 달라질 수 있다.유방암은 어느 정도 암이 커질 때까지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건강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다음은 대표적인 유방암 증상들로, 아래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1. 멍울
가장 흔한 증상이며 대부분은 통증이 없고 단단하게 만져진다. 하지만, 통증이 있다고 유방암이 아닌 것은 아니므로 새로운 멍울이 만져지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젊은 여성의 유방을 진찰하면 약간씩 단단하게 뭉쳐져 있는 듯한 느낌으로 만져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새로운 멍울이 생겼는지 알지 못하고 원래부터 단단했다고 생각하여 병이 진행된 후 병원에 오는 일도 있으므로 단단했던 부위 중 일부가 두드러지게 단단해졌는지, 예전에는 부드러웠던 부위가 단단해졌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2. 유두분비
유두에서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나오는 것으로, 분비물의 상태에 따라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다. 유두분비가 있을 때 유방암이 확인되는 경우는 5~10% 정도이며, 특히 한쪽 유방, 하나의 유관에서만 진한 갈색 혹은 피가 섞인 듯한 양상의 분비물이 나온다면 유방암이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3. 유방의 변화 및 기타 증상
유방 일부가 움푹 패거나 전에 없던 함몰 유두가 생기는 경우, 유두 주위 피부가 가려우면서 습진처럼 피부 병변이 발생하는 경우,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두꺼워지면서 울퉁불퉁해지는 경우, 염증이 생긴 것처럼 피부가 붉어지는 경우에도 확인이 필요하다. 또, 겨드랑이나 목에서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에도 유방암의 전이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유방암의 고위험 요소
.직계 가족 중 유방암 환자가 있는 경우
.유방암 유전자(BRCA1/2) 이상을 보이는 경우
.12세 이전의 이른 초경
.55세 이후의 늦은 폐경
.30세 이후의 첫 출산
.출산 경험이 없는 경우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경우
.경구 피임약을 오랫동안 복용한 경우
.폐경 후 복합 호르몬 대체요법을 장기간 받은 경우
.비만 (특히 폐경 후 비만)
.동물성 지방의 과다 섭취
.과다한 음주
.흉부에 고용량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자궁내막암, 난소암, 대장암 병력이 있는 여성
유방암의 진단
유방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검진 방법으로는 자가 검진, 정기적인 유방 진찰, 유방 촬영술이 있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 제시한 조기검진 지침에 따르면 30세 이상은 매월 유방 자가 검진을, 35세 이상은 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40세 이상은 1~2년 간격으로 임상검진과 유방 촬영술을 받을 것을 권하며,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유방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
유방암의 치료
의사의 진찰과 영상 검사로 유방암이 의심되는 병변을 발견하면 가장 먼저 조직 검사를 통해 이 멍울이 암인지 아닌지를 확인한다. 유방암이 확진되면 암의 크기, 림프절 전이 여부, 암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1. 수술 치료
유방 전 절제술은 가장 고전적인 수술법으로, 유방 전체 조직과 유두, 피부를 포함하여 절제하는 방법이다. 조기 유방암은 방사선 치료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유방 전체를 제거하다 보니 미용적,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도입된 것이 수술 후 여성의 삶의 질을 고려한 유방 부분 절제술이다. 여러 가지 보조 치료의 발전으로 재발의 위험도 줄였다. 현재는 이보다 더 발전하여 절개 부위와 절개 방법 등에 성형외과적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유방암은 치료 방법만큼이나 수술 방법도 다양하므로 수술 전 담당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를 통해 가장 적합한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2. 방사선 치료
암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방암이 있었던 유방 전체에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다. 유방 전 절제술을 받은 경우에도 종양의 크기가 5cm 이상으로 크거나, 종양이 유방 피부나 근육 또는 갈비뼈 등으로 침범한 경우,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 종양이 불충분하게 제거된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가 필요하다.또한, 유방암이 재발한 때에도 선택적으로 추가 방사선 치료가 가능하며, 전이암으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는 때도 증상 완화를 위해 시행하기도 한다. 때로는 수술 치료가 불가능한 유방암 환자에게 수술 대신 방사선 치료를 첫 번째 치료로 선택하기도 한다.
3. 항암 화학요법
항암 화학요법, 일명 항암 치료는 암의 병기.병리학적 특성에 따라 결정된다. 암의 병기는 종양의 크기와 림프절 전이 개수, 전신 전이 여부로 결정되며 유방암의 고유한 특성들을 분석하여 진행한다. 약제나 치료 간격도 역시 병기나 종양의 병리학적 특성에 따라 결정이 되며, 대부분 수술 후 4~6개월 정도 소요된다. 항암제 투여 후에는 오심, 구토, 피로감, 혈구 감소증, 탈모가 흔하게 발생하며 특히, 백혈구 감소에 따른 감염 위험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폐경 전 여성은 항암제로 인해 무월경이 발생할 수 있으며 영구적 불임이 되는 일도 있으므로, 임신을 원하는 경우에는 사전 상담을 통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진행성 유방암은 상태에 따라 수술 전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때도 있다.
4. 표적 치료
일반적인 항암화학요법이 암세포와 함께 정상 세포에도 독성을 보이는 것과 달리 표적 치료는 특정 유전자를 가진 암세포에 대해 치료 효과를 보이는 특징이 있다. 가장 먼저 보편화한 표적 치료는 HER-2 유전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법이다. 재발성 유방암이나 전이성 유방암에서만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진행성 유방암과 조기 유방암에도 점차 적용 대상을 넓혀가는 중이다.
5. 내분비 치료
에스트로겐은 유방암 발생에 영향을 주고, 유방암의 재발이나 진행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영향을 억제하기 위한 전신적 치료 목적으로 내분비 치료가 진행된다. 내분비 치료는 에스트로겐의 생성을 막거나, 생성된 에스트로겐이 작용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약제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5년 동안 먹는 약으로 투약 되며, 경우에 따라 10년간 복용하기도 한다.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보다 환자가 느끼는 부작용이 적은 편이다.
유방암의 예방
유방암 발병에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아직 없다. 그래서 유방암의 성공적인 치료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기적인 검진과 조기 발견이다. 유방암은 비교적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암으로, 근치율과 생존율이 높은 편이다.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정확한 자가 검진 방법을 숙지하여 실천하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며, 이상이 발견되었을 때 지체하지 않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 당연하지만 가장 중요한 유방암 예방법이자 성공적인 치료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