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겐 따뜻하게, 수술은 날카롭게 / 이식혈관외과 안형준 교수

안형준-교수▲이식혈관외과 안형준 교수

 

이식혈관외과에는 밤낮이 따로 없다. 언제 어느 때 환자가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순간의 선택에 의해 환자의 생명이 오고가기에 한시도 방심할 수 없다. 이러한 긴장감 속에서도, 환자가 수술을 통해 극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는 이식혈관외과 안형준 교수를 만났다.

 

새 생명을 전하는 이식혈관외과
생소한 이름의 이식혈관외과. 그러나 장기이식이 가능해진 것은 이식혈관외과 분야의 발전 덕분이다. 1902년 프랑스 외과의사 A.카렐에 의해 혈관을 꿰매는 방법이 제안되어 혈관수술과 장기이식이 가능해졌다. 이식외과와 혈관외과는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안형준 교수는 이식혈관외과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배 안에 있는 모든 장기는 혈관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습니다. 그런데 혈관에 병이 생기면 그 혈관이 담당하는 장기에도 문제가 생기지요. 이때 혈관에 생긴 병을 치료하는 곳이 혈관외과입니다. 또한, 타인의 신장이나 간을 이식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이식외과의 역할입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병, 혈관질환
이식혈관외과에서 다루는 질병들은 방치하면 생명에 큰 위협이 되기에 항상 응급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대동맥이 늘어나는 대동맥류, 대동맥이 막혀 혈류의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대동맥폐쇄증, 굳어진 혈액이 정맥을 막는 심부정맥혈전증, 말초동맥 질환까지. 위기의 순간 신속하게 막힌 혈관을 뚫어주거나 인조 혈관을 삽입하는 수술을 하는 것이 안 교수의 역할. “이러한 질병들은 신체 일부를 괴사시킬 수도 있고, 심하면 급사에까지 이르게 하는 위험한 병입니다.” 최근에는 하지정맥류 수술을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은데, 올해 경희의료원에는 신형의 레이저 수술 도구가 도입되어 더욱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질병을 일으키는 주요 위험인자-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안 교수의 조언. 혈관질환에 대해 설명하는 안 교수의 모습에서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하나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이식혈관외과의 또 다른 주요 역할, 바로 장기이식이다. “신장이식.간이식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누적 환자 수만 해도 10만여 명에 이릅니다. 특히 말기 간부전 환자의 경우 이식받을 장기가 없어 많은 환자가 사망하게 되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신장이식은 보통 대기하는 데 3~5년이 걸리고, 긴 경우에는 10년씩 기다리기도 합니다. 생체 신장이식을 받는 환자는 전체의 10% 정도이고, 뇌사자는 일 년에 400여 명 뿐입니다. 때문에 많은 환자가 정기적인 투석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요. 그런데 한 번 투석을 받는 데 약 4시간이 걸리고, 일주일에 세 번씩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선 아무래도 생업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지요. 때문에 신장이식을 받게 되면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투석을 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면서도 정상적인 삶을 영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언제나 긴장 속에 살아야하는 외과의사로서의 삶이 궁금했다. “응급수술을 해야 할 때면, 자다가는 물론 출장 중이라도 달려가 수술을 진행합니다. 특히 뇌사자이식의 경우 뇌사자가 있는 곳까지 가서, 장기를 떼어 와 수술을 진행해야 합니다. 힘들긴 해도 위급하던 환자가 수술 이후 쾌유하는 모습을 보면 그 뿌듯함은 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마음으로 전하는 치유의 메시지
안 교수의 중학교 시절 장래희망은 생물학자였다. 그러다 이왕이면 인간에 대해 공부하고자 의대 진학을 결정했고, 환자에게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외과를 선택했다. “본과 3학년 때 이식혈관외과에 대한 강의를 듣고, 환자에게 새 생명을 전해준다는 매력에 빠져 이 길을 선택했습니다. 환자들이 극적으로 좋아지는 모습을 보거나, 보통의 삶으로 돌아간 환자들이 대학진학이나 결혼 같은 소식을 전할 때면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낍니다.”안 교수는 의사로서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성실함’을 꼽았다. “아무리 실력있는 의사라고 해도 성실하지 않으면 실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자만하지 않고 성실함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 좋은 의사의 기본 조건입니다. 또한,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새벽 산행을 좋아해 이를 통해 체력관리를 하고 있습니다.”이식수술분야의 발전으로 더 많은 환자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안 교수는 마지막으로 환자들을 향한 마음을 표현했다. “항상 환자의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요. 때문에 일요일마다 제일 먼저 환자분들께서 아무 일 없이 퇴원할 수 있게 해달라고, 환자분들의 쾌유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안 교수의 말에서 환자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진하게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