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사랑 / 한방신경정신과 조성훈 교수

조성훈-교수▲한방신경정신과 조성훈 교수

 

전 인류의 오랜 고민. 바로 사랑이다. 많은 이들이 사랑 때문에 울고 웃는다. 대부분의 대중가요 가사가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유도 모두에게 공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도대체 사랑이 무엇이기에 우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것일까.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시대를 넘어 모든 이가 공감하는 주제, ‘사랑’
사랑은 눈에 보이지도, 손에 만져지지도 않지만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흔히 접하는 대중문화 속에서도 사랑을 말하지 않는 경우는 찾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예술의 주제가 되는데, 이는 삶과 사랑이 따로 분리시켜 말할 수 있는 별개의 존재가 아님을 알려준다. 사랑의 정서는 우리나라 대표 민요인 ‘아리랑’에서도 잘 드러난다. 아리랑의 뜻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지만 큰 틀에서 볼 때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실제로 ‘아라리’는 가슴앓이의 앓이가 변한 것으로, 님을 그리워하는 상사병으로 추정된다. 과거에 살았던 선조들과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함께 공감하는 정서가 바로 사랑인 것이다.

 

사랑의 정의; 하나가 되고자하는 마음
사랑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육체적.정신적.영적인 모든 면에서의 합일의 욕구를 의미한다. 즉, 하나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다. 종교의 측면에서 보면 신과의 사랑은 결국 신과 하나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자로 살펴보면, 사랑을 뜻하는 한자 ‘愛(애)’는 받을 ‘受(수)’와 마음 ‘心(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상대를 받아들이는 마음’ 혹은 ‘상대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결국 상대방과 하나가 된다는 것은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건강한 사랑의 실천, ‘존재양식으로의 사랑’
독일의 유명한 사회철학자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소유양식과 존재양식, 두 가지 삶의 방식으로 사랑을 구분했다. 그는 소유양식으로의 사랑이란 ‘사랑하는 대상을 제한하고 감금하고 억압’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존재양식으로의 사랑은 ‘존중, 반응, 긍정을 뜻하는 생산적인 행위로, 자신의 생명력을 확대하고 재생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소유양식의 사랑을 한다면 소유 대상물은 언제나 변할 수 있고 조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입기 쉽다. 때문에 소유양식 보다는 존재양식으로 사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에도 사랑에 대한 문제로 내원하는 환자가 많다. 사랑을 잃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받아 우울증과 화병 등이 생기는 것처럼, 사랑의 상처는 마음과 몸을 더욱 괴롭게 만든다. 하지만 반대로 병원이기에 진정한 사랑을 보기도 한다. 아직도 잊히지 않는 환자의 보호자가 있다. 환자는 알코올중독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으나,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며 잦은 입원을 반복했다. 환자의 아내는 남편 곁에서 항상 간병을 하느라 신체적으로 힘들어 보였으나, 정신적으로는 건강해 보였다. 보통 알코올중독증의 남편을 둔 아내들은 정신적, 신체적으로 힘들어한다. 앞서 설명한 소유양식으로 보면 알코올중독증의 남편은 아내에게 피해만 주고 더는 사랑할 수 없는 대상이 되므로 아내가 점점 지쳐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아내는 남편을 소유양식이 아닌 존재양식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남편을 존중하며 긍정적으로 그 존재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때문에 신체적.환경적으로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본인의 정신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트레스가 점차 많아지는 이 시대야 말로 존재양식으로의 사랑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사랑. 이 사랑이야말로 우리의 마음을 건강하게 해줄 것이다.